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한겨울의 꼬마 눈사람 “아빠 아직 안 녹았어요.” 오늘 아침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는 데 딸아이가 들뜬 목소리로 달려온다. “뭐가?” 무뚝뚝한 나의 응답, 오늘 나의 첫 번째 실수. “어제 강재랑 눈사람을 만들었걸랑요. 아이들이 망가뜨릴까봐 나무 밑에 숨겨 놓았었는데. 저 밑에 보세요 아빠 아직 안 녹고.. 더보기 마음의 유연성 시각을 바꾸는 능력, 곧 자신의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능력은 마음의 유연성에서 나온다. 마음의 유연성은 궁극적으로 우리로 하여금 삶의 모든 것들을 끌어안을 수 있게 해 준다. 다시 말해 충분히 살아있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 딜라이 라마의 행복론에서 새벽 네시 반 깨어 .. 더보기 비 내리는 날 [비내리는 날...] "우리 딸이 연을 끊재." "그게 말이여 막걸리여. 좆도 씨부럴 미친년이 지 부모와 연을 끊재? 지를 낳아주고 길러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지." "근데 생각해 보니 내가 오죽 못났으면 그랬겠어 하는 생각이 들어." "아, 그게 말이여 막걸리여. 좆도 형한테 충고하는데 잘 해. 니.. 더보기 어떤 귀로 [어떤 귀로(歸路)] 자동 단추를 누르자 털썩, 몸의 각도가 휘청댄다 바닥이 되어 누워버리는 목숨 살아야지, 마음이 몸 바깥으로 바둥댄다 철컥, 안전 벨트가 감금한다 예정된 삶에 이르기까지는 깨지 못하리라 당신의 목적지는 행복입니다 꼼짝없이 실려가는 젖은 하루 더보기 풀의 노래 [풀밭에서] 몸이 흔들리고서야 바람이 지나간 것을 알았다. 물이 된 저녁이 출렁거릴 때 그대가 떠났음을 알듯이, 살아남는 것들은 모두 다 사라져가는 것들의 두께만큼 아프게 흔들리는구나, 꽃 져야 비로소 패인 살갗은 붉게 영글고 면도날 같은 날들을 베고 누워 일어나 옹이 진 하루를 서럽게 살아내는 것을 몰랐다, 아름다운 것들은 푸른 몸 뒤로 붉은 등뼈가 서럽고 흔들리며 살아남는 것을 흔들려야 살아 남은 것을 더보기 도가니탕 [도가니탕] 그 거대한 소가 자신의 힘을 잊어버렸을 때 날선 도끼는 가차없이 그의 이마를 갈랐다. 분노가 힘이 되기에는 너무 짧았다. 순간 몸은 분해되고 울음 소리 하나 남지 않았다. 뼈와 살은 흩어지고 큰 가마솥에서 끓어오르던 허약한 분노. 도심 한복판, 굶주린 아가리들 속으로 .. 더보기 겨울비 2 [겨울비. 2] 잊었던 기억이 어머니의 집으로 데려다 주었다 먼지 쌓인 시간의 집 너덜해진, 몸을 따스한 무릎에 기대고 누우니 물에 젖은 몸이 바닥에 풀어진다 ‘얘야, 어디서 젖은 길을 헤매었느냐’ 구멍난 양말을 꿰메듯 알전구를 받치고 어머니가 자식의 몸을 꿰맨다 따끔거리는, 노.. 더보기 민들레꽃 민들레꽃 바람을 타고 허공을 떠돌았지 마른 하늘에 목을 매고 저녁길에서 울먹였었어 몸 안에 감춰둔 환한 꽃 한 송이 당신에게 건네보려고 그렇듯 한 세월 그리움으로 강물 위를 헤매었나 봐 더보기 이전 1 2 3 4 ··· 6 다음